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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80장면 061

[교수시평] K군에게

요약

K군! 잘 지내고 있는가? 학과 행사에서 자네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풋풋함이 눈에 선하다. 자네는 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었지. 나는 자네의 솔직함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어.

손영준교수
손영준교수

K군! 잘 지내고 있는가? 학과 행사에서 자네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풋풋함이 눈에 선하다. 자네는 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었지. 나는 자네의 솔직함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어. 그래, 새내기 생활은 어떠한가? 이번 학기를 마치고 입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은 자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쓴다.

K군!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자네에게 자신감을 주문하고 싶다. 학생들과 상담을 해 보면 의기소침해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아.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감을 잃었거나 부족한 상태가 많아. 어떤 도전을 해보지 않고,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지레짐작하고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않겠다는 심산이야. 괜히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지. 이런 현상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의 20대 상당수에 퍼져있다고 생각해.

자신감의 부족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생기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열등감에서도 비롯되는 것 같아. 자네를 포함해 오늘날 한국의 모든 대학생들은 어떤 형태이건 입시경쟁을 헤쳐 온 사람들이야. 각자의 자질과 능력은 편의에 의해 점수로 계량화되었어. ‘상대적인’ 점수 비교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었으니, 열등감은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측면이 크다고 보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네를 포함해 많은 젊은이들이 각자의 장점과 특기에 대해 사회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 아니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해.

K군! 지금의 그릇으로 자네를 판단하기에는 자네가 너무 젊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네. 젊음은 자유와 가능성을, 아름다움은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특권이라고 생각해. 자신감은 어떻게 가질 것인가? 그것은 나 자신의 참모습을 찾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보네. 자신의 본성과 특질을 찾아가는 과정은 대학시절 이뤄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 자네를 포함해 한국의 대학생들은 대학이 주는 자유와 새로운 사유구조에 의해 창조적 파괴의 과정을 거친다고 보네. 중고교 시절 배운 틀에 박힌 지식의 구조와 대학의 사유구조 사이에는 엄연히 큰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지. 지난 시절 배움을 ‘小學’ (작은 배움)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大學’ (큰 배움)을 익히고 단련하는 시기이다. 스스로 사유하고 고뇌하며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봐. 학습된 능력인 知(지)에 머물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智(지)의 영역으로 사유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생각해. 자신감은 또한 자기 존재의 가능성을 무한히 탐구하고 자율적 사람으로 거듭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

K군! 나는 자네가 세상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해. 자신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에서 생기는 것이야. 사람은 원래 자신감이 없어서 무엇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하지 않기에 자신감이 없는 것이라고 봐.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거야. 넘어졌다고 또 실패했다고 포기하면 안되네. ‘고통’은 자신감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게나. 지금 자네 눈에 보이는 기성의 질서는 자네가 사회의 주인이 되었을 때는 많이 변해 있을거야. 그러니 지금의 질서 속에 자네를 우격다짐으로 끼워 넣지 말고, 자네가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고 생각하게나. 문제는 오르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르려고 시도해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억하게나.

K군! 나는 자네가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기를 바라네. 새로운 ‘자기’를 북악에서 키워가길 바라네. 취업에 노심초사하기보다는 진실 앞에 겸허하고 또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다듬기 바라네. 모범적 순응적 인간이 아니라 창조적 모험적 인간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네. 작은 성공이 아니라 큰 성공을 위해 20년 뒤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준비하기 바라네. 진정한 재산은 학위나, 돈이 아니라 인격 자체임을 잊지 말기 바라네. 북악을 거쳐 가는 젊은이들이 좌절하고 불행해진다면, 나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네.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자네를 포함한 북악의 젊은이들의 미래는 밝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네. 그 시작은 자신감과 패기를 갖고 도전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네. 합리성과 신념이 갖춰진 철학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믿기 바라네.

K군! 군 생활 건강하고, 유익한 시간이 되기 바란다. 그리고 맑은 모습으로 북악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손영준(언론)교수 / ≪국민대신문≫ 201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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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사이버역사관 원문: https://kmuhistory.kookmin.ac.kr/history/2004_now/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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